Manuel "Grubby" Schenkhuizen은 지금까지 중국에 몇 번 왔는지조차 잊어버렸습니다.

Grubby는 "여기서 이벤트 한 번을 우승했어요. 그게 제가 우승한 마지막 대규모 오프라인 이벤트이기도 했네요. 2009년에 개최된 '월드 e스포츠 마스터즈(World e-Sports Masters, WEM)'라는 토너먼트였어요. 우승한 순간 깨달았는데 '세상에! 30번이나 왔다 갔다 하고 처음 이겼네!'라고 생각했죠. 지금은 한 40번째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세어 봤으면 좋았을걸. 방문했던 도시 이름만 기억하는 게 정말 아쉽네요."라고 말합니다.

이어서 그는 갔던 것이 기억나는 도시 이름을 읊었습니다. "상하이, 하얼빈, 항저우, 청두, 창사, 베이징, 우한, 칭다오, 시안..."

이번에는 베이징을 찾아 판구 세븐 스타 호텔에서 머무르면서 숙소 근처의 베이징국가유영중심(National Aquatics Center)에서 골드 클럽 세계 챔피언십을 중계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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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ubby는 아는 중국어 단어가 고작 몇백 개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돌아다니는 데는 문제 없다고 주장합니다. 확실히 대화가 진행되고 화제가 오래전에 잊힌 e스포츠 옛 시절의 기억으로 넘어가니 무리 없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건 사실이네요. 병마용갱 관광, 사천 음식 맛보기와 여러 가지 종류의 판다를 만나본 경험을 회상하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기서 얻은 좋은 추억이 목록으로 하나 가득해요. 제 인생에서 아주 큰 부분을 차지했죠. 선수로서 성장한 기간에도 그렇고, 그 직후에도 마찬가지고요."

Grubby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과 스타크래프트 2의 세계에 입문하기 전 세계 최고의 워크래프트 III 선수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는 2003년–2010년까지 무수히 많은 토너먼트에 참가하여 유수의 월드 챔피언십급 LAN 이벤트에서 우승을 거뒀습니다. 그중에는 블리즈컨 2005도 있죠. 그는 네덜란드에서 배출한 사상 최고의 성공적인 프로 게이머로 널리 인정받고 있으며, 거의 8년 전에 현역에서 은퇴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회 상금으로 받은 수입 면에서 상위 3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워크래프트 III 오크 계급에서 워낙 대성공을 거둔 터라 "세계 최강의 오크"라는 별명까지 생겼죠.

기록으로 남은 기원

Grubby는 중국에서 마지막으로 출전한 토너먼트는 기억합니다. 그렇다면 첫 대회는 기억할까요?

"2005년에 상하이에 온 게 평생 처음으로 중국에 온 거였어요. 선수 16명을 초청한 이벤트였는데 그중 중국인, 한국인 선수가 15명에 네덜란드 출신 Grubby 한 명이 다였죠." 재담꾼이네요. 당시 고작 19살이었던 Grubby는 이 토너먼트에서 워크래프트 III계의 전설인 Li "Sky" Xiaofeng에 맞서 오프닝 매치를 제패했습니다.

"Sky랑 맞붙게 돼서 약간 겁먹은 상태였어요. 중국에서 그 선수 성적이 워낙 좋았거든요. 굉장히 멋있고 참신한 전략을 구사했어요. 마법사와 성직자를 써서 빠른 타워링을 시도하는 거였죠. 그때 저희 팀이었던 ToDD가 기억나는데, 저한테 너무 걱정하지 말라면서 같이 연습을 해줬어요. 사실 그때가 실제로 진지하게, 효과적으로 같이 연습한 유일한 시간이었거든요. 그 덕분에 제가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도 가질 수 있었고 실제로 잘 해냈죠. 이겼거든요."

Sky에게 이긴 것이 다음에 벌어질 일들의 촉매가 되었습니다. 워크래프트 III는 수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 게임이지만, 특히 중국에서 프로 게임 대회라는 형태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Grubby가 e스포츠 스타로 명성을 크게 얻게 된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Grubby 맞죠?"

Grubby는 전 세계에 팬들이 있지만 중국 워크래프트 III 팬들 사이에서 얻은 명성은 실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오늘날까지도 여행 일정이 어떻게 되든 관계없이 워크래프트 III에서 대회에 출전한 시간만으로도 그의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Grubby는 "그냥 어느 마트에 무심코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저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는 거예요. 그 순간 다른 어디도 아니고 외국 어느 한 나라에서만 사람들이 알아보는 유명인사란 게 어떤 기분인지 살짝 느낄 수 있죠. 그러다 집에 돌아가면 또 아무도 아닌 사람으로 되돌아가고요. 중국에 오면 이게 정말 큰 일이었다는, 아직도 엄청나게 큰일이라는 느낌을 받아요. 중국 팬들에게는 어릴 때 정말 즐겁게 경험했던 시간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거죠. 그 부분만큼은 그분들에게도, 저에게도 여전히 생생히 살아 있어요.

중국은 인구도 대단히 많고 엄청나게 큰 나라예요. 업계 내부 사정에 밝은 누군가를 어느 이벤트 현장에서 만나서 '당신 중국에서 인기가 많아요'라든지 유명하다든지, 중국에 팬이 많다고 알려주기 전까지는 그 사실이 온전히 와닿지 않죠. 그 엄청난 규모가 실제로 느껴지지 않아요. 적어도 제가 현역 프로 게이머였던 시절만 해도 공항에 내리기만 하면 보안 경찰이 제 얼굴을 알아봤거든요. 아니면 중학교 시절에 워크래프트 III를 봤거나 제가 대회에 나간 장면을 본 사람이 제 얼굴을 알아보기도 했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차세대 스타의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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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나이를 먹으면서 어린 시절의 몇 가지 면모를 버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Grubby의 경우, 키보드 앞에서 물러나 e스포츠를 발전시킬 솔루션의 일부분이 되는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라이브스트리밍이 크게 유행하면서 e스포츠를 오늘날의 모습으로 바꿔놓게 되었을 때 이 현상에 제대로 적응하면서 Grubby는 일명 '인플루언서'가 되었습니다. Grubby는 자신이 가진 게임 지식을 바탕으로 유능한 게임 중계자라는 건실한 이름으로 거듭나면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새로운 유명 인사가 되었습니다.

Grubby는 프로 게이머로서 주목받으며 지낸 시절에 배운 것이 있어 지금의 현역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선수들을 보는 눈빛에 감탄이 담겨 있습니다. 그는 "저는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해요. 제가 현역 시절에 겪었던 문제점들이 아직도 기억나요. 그중에는 정신적인 문제도 몇 가지 있었거든요. 내 코치는 나밖에 없다는 느낌이죠. 때로는 그 순간 내가 겪고 있는 문제나 토너먼트 우승이라는 중요한 목표로부터 나 자신을 분리해서 보기가 어렵기도 해요. 지금 현역 선수들은 선수 명단 변동이라든지 그 외 다양한 문제를 겪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다들 아주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자기 나라에서나 세계에서 최고 대열에 오르기 위해 선수들이 어떤 과정을 겪는지 알고 있다는 사실은 중계 데스크에서 독보적인 관점으로 작용합니다. "1 대 1 RTS에서 보시게 될 텐데, 게임은 팀전이 아니라서 게이머들은 지금 내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남에게 말하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아요. 그런 종류의 게임에서는 인터뷰에 능하지 않은, 내향적이고 생각이 깊은 선수의 전형적인 유형을 접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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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터로서 조사하고 프로 선수들과 대화하는 것은 일의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Grubby는 프로 선수였다가 이렇게 새롭게 다시 태어난 자신의 지위 덕분에 상대방이 서로 생각과 기분을 공유하는 데 좀 더 개방적으로 대해준다고 생각하고, 그런 사실이 모두에게 유익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저희 때보다 지금 선수들이 그런 사실을 좀 더 인식하고 있는 편이에요. 그게 정상이죠. 시대는 변하게 마련이니까요. 저희가 해설자로서 전하려는 이야기를 잘 형성할 수 있도록 선수들이 기꺼이 도와주려고 하는 게 보이는데, 그거야말로 여기 중국에서 제가 목표로 하는 주된 관심사거든요. 그럴 때 다들 상당히 솔직해요. 물론 자기 마음속에 숨겨둔 비밀을 털어놓거나 앞으로 비장의 무기로 숨겨둔 전략을 술술 고백하지는 않겠지만, 시합에 임하는 정신적인 자세나 기분이라든지 특별히 준비한 게 있는지, 그들의 진짜 모습을 가려놓은 베일을 살짝 들춰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이죠. 사실 빌드 오더에 대한 대답만큼은 잘 바꿔야 하는데, 곧 그 사실을 깨닫게 되겠지만요..." 그는 소리 내어 웃으며 금방 한 말을 바로잡았습니다. "제 말은, 빌드 오더가 아니라 드래프트요. 어쨌든 선수들도 팬들에게 전할 흥미롭고 강렬한 이야기를 저희에게 들려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경험을 통해 지혜가 쌓인다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Grubby는 이와 같은 새로운 세대의 프로 선수들은 자신들이 수행해야 할 역할에 대해 전에 없이 확실히 알고 있는 상태로 등장했다고 주장합니다. "지금 선수들은 e스포츠 분야라는 것이 이제 중계, 후원사, 선수, 토너먼트 주최측, 팬들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분야라는 사실을 저희 때보다 확실히 인식하고 있어요. 이 모든 관계자가 환상적인 쇼를 선보이는 데 어느 정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거든요."

Grubby 본인의 사연보다 더 강렬한 이야기를 떠올리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돈을 벌 목적으로 컴퓨터 게임을 하기 위해 세계를 열 번 이상 일주했다니 이보다 놀라운 이야기가 또 있을까요? 더구나 Grubby는 이 쇼가 시작되기도 전에, 관객이 자리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곳에 먼저 도착한 장본인입니다.